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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번호
301167

[173호] 정부의 유보통합 정책의 난관은

작성자
대학신문방송사
조회수
1387
등록일
2024.10.11
수정일
2024.10.11

제목: 정부의 유보통합 정책의 난관은?

 

유보통합의 세부 정책들이 추진되고 있는 동시에 유보통합에 관한 교사들의 우려 역시 커지고 있다. 유보통합이란 기존의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하나의 새로운 기관으로 통합시키는 윤석열 정부의 교육 정책이다. 유보통합은 유아교육과 보육의 이원화된 체제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을 해결하려는 목적에서 추진된다. 이원화된 체제로부터 발생하는 문제로는 대표적으로 돌봄과 교육의 분리 문제와 이로부터 나타나는 어린이집과 유치원의 서비스 격차 및 형평성이 있다. 정책 시행 전에는 보육(어린이집)과 유아교육(유치원)이 서로 다른 법과 제도로 운영되었다. 어린이집은 보건복지부가, 유치원은 교육부가 관리하기 때문에 돌봄과 교육은 사실상 분리된 실정이다. 이로 인해 어린이집과 유치원의 유아들이 받는 서비스의 질적 차이가 발생하고, 부모들이 교육과 보육을 따로 선택해야 하는 불편함이 생겼다. 또한 지역이나 가정의 경제적 상황에 따라서도 아이들이 받는 보육과 교육 서비스의 수준이 달라졌다. 이러한 문제들은 유아들의 출발선에서의 불평등마저 초래하게 된다. 이러한 교육적 배경에서 추진된 유보통합은 2025년부터 시행이 확정되었으며, 정부는 교육부와 보건복지부로 이원화돼 있는 유치원과 어린이집 감독기관을 오는 2025년까지 교육부로 일원화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유보통합에 대해서 유치원 교사들은 반대 서명과 여러 번의 시위를 통해 유보통합 반대 견해를 밝혔다. 지난 7월에는 영유아의 보육과 교육을 통합하는 문제에 관해서 경기도 내 공립유치원 교사들이 반발한 데 이어, 경기교사노동조합에서도 경기도교육청의 유보통합 추진에 각을 세우며 관련 회의를 보이콧하기도 했다. 유치원 교사들이 정부의 유보통합 정책에 대해 반대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우선 유치원과 어린이집은 시스템적으로 큰 차이가 있다는 점이다. 법적으로 유치원은 학교에 속하지만, 어린이집은 사회복지시설로 구분된다. 시설 기준과 운영체제가 다르면 공공성을 담보하기 어렵기 때문에, 두 기관이 같은 체제일 때 교육부가 말한 차별 없는 유보통합이 가능하다. 그러나 정부는 이러한 운영체제가 지닌 차이를 고려하지 않은 채 통합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가 된다. 또한 교사의 자격 및 전문성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현재 유치원 교사와 어린이집 교사는 서로 다른 자격 기준과 교육 배경을 가지고 있다. 특히 유치원 교사는 정규 대학교육 과정의 전공 외에 교직 이수가 필수이나, 보육교사는 학점은행제로도 취득할 수 있으며 교직 이수가 없다. 이러한 교원과 비교원의 차이는 교육의 질 차이로 이어질 수 있다. 유치원 교사들은 정부가 이러한 교사들의 자격 및 전문성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않은 채 유보통합을 성급하게 추진하고 있다는 점에서 반대 입장을 취하는 것이다.

 

따라서 유보통합은 이러한 실질적인 문제들을 고려하여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윤지혜 전국 국공립유치원 교사노동조합 위원장은 지난 6월 국내 언론 사이트인 교육언론[]’에서 직접 작성한 칼럼을 통해 유보통합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그는 심각한 저출산의 국가 위기 상황 속에서 지혜롭게 유보통합 문제를 해결해나가기 위해서는 영아 보육과 유아교육으로 분리하여 각각의 전문성 확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국공립유치원의 비율 80% 이상 확대, 학급 당 유아 수 14명 상한제, 18시간, 연간 180일 이상 운영, 1 수업시수를 30분으로 규정등의 교육개혁을 통해서 유아교육의 공공성을 확보하고, “유보통합 예산 특별법(가칭) 제정을 통해 국가가 유아교육·보육을 책임지고 소요 예산을 국고로 확보하여운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정부의 유보통합 정책이 다소 성급하다는 비난을 받는 상황에서 정부가 목표로 하는 수준의 유보통합이 이뤄지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정부는 영유아 발달과 그들의 특성을 고려한 교사 자격·양성과정 및 시설 기준 등을 개선하여 유보통합을 점진적으로 진행해나가야 할 것이다.

 

조예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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